계족산 황톳길을 맨발로 걷고 나면 닭살이 돋는다. 대전 계족산 황톳길은 맨발로 자연의 숲속에서 황톳길을 걸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이 길은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 33선'에 선정되었으며, 세이쉘 공화국의 대통령까지 찾게 만들었다.
신발 벗고 밟는 황톳길
맨발 여행은 대전 대덕구 장동 계족산자락에 있는 장동산림욕장 입구에서 시작한다. 계족산은 '닭다리산' 또는 '닭발산'이라는 이름을 가졌지만, 이 마을 사람들로부터는 신성한 산으로 여겨져 왔다. 세종실록지리지에 따르면, 이 산이 울면 반드시 비가 내린다고 기록되어 있다. 신발을 벗고 맨발로 계족산을 오를 때, 산의 이름만 생각하며 킥킥대는 실수는 범하지 말자.
황톳길의 매력
26개의 뼈와 100여 개의 근육으로 이루어진 발이 황톳길과 마찰하는 소리가 들린다. 발은 인체의 경혈이 모여 있어 적당히 자극해 주면 전신 건강에 좋다.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걷다 보면 자연스러운 즐거움이 느껴진다. 개천 갈림길을 지나 원점 삼거리를 통과하면 황톳길 폭은 절반 정도로 좁아진다. 왼편으로 꺾어 시계 방향으로 걷기로 한다. 황톳길 곳곳에 설치된 예술 작품들이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숲길의 시작
정자를 지나 독일가문비나무가 줄지어 선 2.3km 표지판 앞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돌리면 본격적인 숲길이 시작된다. 구릉을 타듯 내리막과 오르막을 반복한다. 상체를 스치는 바람이 부드럽고 하체를 자극하는 흙길이 서늘하다. 기분 좋은 자극에 짜릿함이 느껴진다. 코스 중간 중간에 발을 씻을 수 있는 장소가 있으니 염려 말고 걷자.
경쾌한 걸음으로 무난도전
무난하게 걸을 수 있는 산길을 하나의 코스로 만든 것은 계족산 등산로의 큰 장점이다. 초입을 빼면 가파른 구간이 거의 없는 길은 '무한도전'보다 '무난도전'에 가깝다. 짧지 않은 거리지만 경쾌한 걸음으로 걸을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 걷기에도 알맞다. 동쪽 능선을 싸고 한참 걷다 보면 절고개 삼거리가 나온다. 운동 기구와 화장실을 갖춘 쉼터다. 삼거리에서 왼쪽 길은 바래사 방향이다. 잠깐 쉬었다 가자.
산다마을과 탑제
저록개 삼거리를 뒤로 하고 남쪽 산자락을 돌아간다. 임도 삼거리를 지나며 길은 원점 삼거리가 있는 북쪽으로 이어진다. 여기에서 왼쪽 아래로 이어진 길은 산다마을로 향하는 오솔길이다. 이 마을에서 음력 대보름마다 주민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며 지내는 '탑제'는 대전시의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계족산성 탐방
계족산 정상에서 동북쪽에 솟아난 산봉우리 둘레에 쌓은 산성이다. 장동산림욕장 입구에서 등산로를 따라 가면 계족산 능선에 쌓은 산성이 선명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오랫동안 백제가 쌓은 석성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발굴 결과에 따르면 성을 쌓은 주체가 확실하지 않다. 신라가 성을 쌓고 오랫동안 점유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고려의 기화 조각, 조선 시대 도자기 조각까지 발굴된 점으로 보아 조선 시대까지 군사 주둔지로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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